바둑 이야기
예부터 신라시대 사람들은 바둑의 고수가 많았다고 합니다. 그중 으뜸은 신라의 바둑기사로서 당나라로 건너가 바둑으로써 당시 당나라에서 큰 명성을 떨친 사람이 바로 박구입니다.
신라 헌강왕(서기 880년경)때 박구라는 당대의 최고 바둑고수가 당나라에 들어가 희종의 기대조(=황제의 바둑 담당 비서)로 활동하며 중국의 바둑 명사들과 교류를 했었습니다. 중국 역사상 외국인이 중국에서 기대조의 직무를 수행한 사람은 오직 신라사람 박구 한 사람밖에 없었다고 전해집니다. 박구가 희종 기대조의 직무를 마치고 신라로 돌아올때 중국의 유명한 시인 장교는 아래와 같은 작별의 시를 지어 박구에 대한 석별의 정을 표했다고 전해 집니다.
<박구를 위한 전송 시>
바다 동쪽 신라에 그대의 적수 누가 있을까.
고국에 돌아가면 바둑 둘 상대 없어서 외로우리라.
당나라 대권에 새로운 묘수를 전파하고서
귀국하는 뱃전에서 옛 기보를 펼쳐보네.
머나먼 변방의 나라에도 해와 달은 돌아오고
바닷물은 온 세상을 덮었노라
고국을 떠나온지 여러 해 되었으니
뽕나무 밭이 예전처럼 있을까? 없을까?
이렇듯 바둑은 황제나 왕들이 바둑 선생을 두면서까지 즐기던 취미이자 중요한 학문이었고, 그만큼 당대 명사들도 바둑 고수들을 아끼고 존경했던 것입니다. 지금으로 말하자면 한 나라의 대통령에게 바둑 전문 선생님이 있는 것이라고 상상해볼수 있습니다. 요즘에도 바둑이 학문 그자체로 높게 평가되고 있으며, 바둑 프로 기사들을 전문프로기사로 존중하고 대우하고 있는 것을 생각해보면, 바둑은 예나 지금이나 사랑받고 존경받는 학문이자 취미라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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